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 무대에서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5에 그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9초92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미국의 크리스키안 콜먼이 9초94로 2위에 올랐다.
이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 세계선수권 3회 우승을 차지한 볼트는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화려한 피날레는 아니었다. 앞서 열린 준결승 3조 경기에서 9초98을 기록해 2위를 했던 볼트는 결승에서도 이번 대회 내내 문제였던 스타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출발 반응속도가 0.183초로 8명 중 뒤에서 두 번째로 느렸던 볼트는 선두를 달리던 콜먼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오히려 7번 레인에 있던 게이틀린에도 뒤져 3위로 밀리고 말았다.
볼트는 레이스 뒤 약간 경직된 표정으로 트랙을 돌며 관중 환호에 답했다. 반면 게이틀린은 도핑 스캔들과 오랜 2인자 신세에 설움을 느낀 듯 울고 말았다.
볼트는 앞서 열린 5차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두 개를 따냈다. 동메달은 단거리 인생에서 처음이다.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또 다른 주종목인 200m에 참가하지 않는다. 13일 벌어지는 남자 400m 계주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친다. 미국의 강력한 도전 속에 볼트가 자메이카의 금메달을 이끌고 유종의 미를 거둘 지 주목된다.
한국 김국영은 결승진출이 좌절 되었지만 9초 대 한국선수의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