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큰 아들과 했던 약속을 지켜 기쁘다.”
제69회 미스터코리아선발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최대봉(47. 부산시체육회)은 9년전 당시 8세이던 큰 아들 승빈군과 약속을 했다. “아빠 사진이 인터넷에 없어요. 아빠가 우승 트로피 들고 있는 사진을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아들에게 “조금만 기다려라. 아빠가 꼭 약속을 지킬게”라고 약속했다. 9년간의 기다림 끝에 보란 듯이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대한민국 보디빌더들에게 최고의 영예인 ‘미스터코리아’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아들에게 선물했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3년전부터 계속 정상을 노크했지만 문턱에서 계속 주저앉았다. 지난 2014년 그랑프리 결선 톱3에 올랐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연속 톱2로 뽑히며 정상에 도전했지만 ‘미스터코리아’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40대 중후반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기회의 시간도 줄어들고 있었다.
올해 경쟁도 치열했다. -85kg급 우승자 황진욱(광주시청)과 +90kg급 우승자 김영범(대구시청)이 강력한 경쟁자였다. 지난 3년간 겪어왔던 일들이 반복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숱한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묵묵히 기다리며 기량을 닦아온 그에게 승리의 여신은 미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내 ‘3전4기의 신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것을 자신있게 보여주고, 내 열정과 소원을 있는 그대로 어필하고 싶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동안 여느 때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를 많이 했지만 막상 미스터코리아로 뽑히고 나니 꿈인 것만 같다.”
고교시절 보디빌딩에 입문한 최대봉은 올해로 보디빌더 경력 30년째를 맞았다. 보디빌더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스터코리아에 등극했으니 목표의식이 느슨해질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다.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숙성된 소고기가 맛이 있듯 보디빌딩도 관록과 경험으로 숙성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어깨 골격이나 체형, 근육 등 어느 모로 보나 타고난 몸이 아니다. 약점이 있으면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다른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체형을 완성해왔다. 자만하거나 나태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듯 앞으로도 똑같이 노력하는 보디빌더가 될 것이다.”
짧은 휴식 후 곧바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목표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2015년 -90kg급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지난해 정상을 내주고 은메달에 그쳤다. 실업팀 부산시체육회 소속인 그는 부산광역시에 값진 금메달을 선사하기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제공 : 대한보디빌딩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