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권도 아버지 이준구 사범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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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미국에 건너가 태권도 클럽을 결성, 사범으로 활동하면서 태권도를 보급해 ‘미국 태권도의 대부’로 불린 이준구(미국 이름 준 리) 사범이 30일(현지시각) 88세를 일기로 미국에서 타계했다고 국제지도자연합이 전했다.

국제지도자연합은 1일 “이준구 사범이 미국 버지니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고인이 생애 마지막으로 당부한 ‘진실한 세상 만들기 운동'(TRUTOPIA)을 가슴 깊이 새기고 유지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고인은 1962년 6월 28일 ‘태권도를 배우면 우등생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써 189개국 주미 대사에게 발송했고, 그해 워싱턴에 첫 태권도 도장을 개설한 데 이어 1965년 미 하원에도 열었으며 1968년에는 한국과 미국의 국가에 맞춰 ‘태권무’를 만들기도 했다.

또 최초로 태권도 안전기구(보호구)를 선보여 국제대회 개최 발판을 마련하는가 하면 무술인이자 배우인 이소룡 등과 태권도 영화에도 출연했다. 1975년에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상·하원 의원 태권도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권투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코치를 역임하고, 미국 건국 200주년 기념일에 스포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금세기 최고의 무술인’상을 수상했으며 1982년 독립기념일 집행위원장을 맡아 조지 워싱턴 기념관에서 ‘인간 성조기’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1985년에는 태권도장 운영 세미나를 처음으로 개최해 태권도와 비즈니스를 접목했고 이듬해 상·하원 의원을 설득해 ‘미국 스승의 날’을 제정했다.

그런가 하면 고인은 구(舊)소련 내 태권도 도장을 합법화해 65개의 도장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고, 구소련 외무부가 주는 ‘가장 훌륭한 기사상’을 받았다. 2000년 1월엔 미국 정부가 선정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하고 유명한 이민자 203인’에 뽑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됐다.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체육·교육특별고문위원을 거쳐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자문위원에 이르기까지 3대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차관보급에 해당하는 위원직을 임명받아 미국 발전에 기여했다. 이 공로로 워싱턴시는 동양인 최초로 미국 의회의원들의 추천을 받아 2003년 6월 28일 3만 명이 운집한 축구장에서 ‘준 리 데이'(이준구의 날)를 선포했다.

유엔에서 ‘10021 행복론’을 강의해 러시아 평의회가 주는 ‘세계 평화상’도 수상했다. 10021은 ‘100세의 지혜로, 21세의 젊음으로 행복한 삶을 살자’라는 뜻으로 이 사범이 주창한 이론이다. 그는 2002년 이 행복론을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국제지도자연합을 결성했다.

한국 여야 국회의원 64인으로 구성된 ‘국회태권도클럽’을 만들어 국회의사당 본관에 태권도장을 설치했고, 한미 우호증진을 위한 정계 지도자 간의 스포츠 외교와 한미 경제인 사절단 교류 등 20년 넘게 가교역할을 했다.

보브 리빙스턴 전 하원의장은 생전에 이러한 업적을 이룬 이 사범을 ’28가지 역사를 만든 사나이’로 불렀고, 실제 같은 제목의 영문 히스토리를 출간해 배포하기도 했다.

평생 태권도로 세계 182개국에 한류 바람을 불어넣은 대한민국 최초의 ‘한류스타’ ‘한류의 원조’로 통하는 고인은 72세 때인 2004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매일 1천 번씩 팔굽혀 펴기를 하며 재기했다.

2009년 백범문화상을 받은 그는 태권도를 지도하면서 지(知)-덕(德)-체(體)가 아닌 ‘체-덕-지’를 강조한다. 체력이 우선이고, 다음이 덕을 쌓는 것이며, 그 연후에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학생들이 운동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생전에 “그는 진실하고 위대한 봉사자로, 우리 미국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인사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나는 그를 존경하며 그에게 제721호 ‘오늘의 등불상’을 증정함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추앙했으며 일레인 차오 전 노동부 장관도 “이준구 사범은 한국이 미국에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존경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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